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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수집 마음을 내려놓고 고요한 쉼의 시간. (2023, colorpencil)
기억수집 그리움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일 (colorpencil, 2023)
친구 친구 (2023, colorpencil)
Illustrator Park Jung-eun 기억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자연과 동물을 아끼며 매일 숲을 산책하고, 종이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립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그림을 그리게 하는 가장 큰 힘이며 영감입니다. 생태지평에서 환경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Park Jung-eun is a illustrator & writer based in South Korea. Contact at ddurudduru@naver.com twitter : @pjekr instagram : @pjekr 그림에세이 (책읽는 수요일, 2015년) (이봄, 2015년) (다온북스, 2016년) (혜화1117, 2018년) 일러스트 (찰리북, 2023년) (플로어웍스, 2022년) (생태지평, 2022년) (마음산책, 2022년) (웅진지식하우스, 2020년) (해와나무..
산책 똑같은 길을 매일 걸어도 그날의 날씨, 시간, 빛, 공기, 만나는 존재들에 따라 새로운 경험으로 남는다. pje.kr
엄마 엄마 (2023, colorpencil) 그림을 그리다가 잊고 있었던 그림이 생각났다. 둘 다 엄마와 딸. 두 그림 사이에 9년이라는 세월이 있다. 그때는 내가 엄마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는 게 지금 돌아보면 신기하다. 엄마가 어린 나에게 “엄마는 너 대신 죽을 수도 있어”라고 말한 순간을 기억하는데 그 말은 내 가슴속에 꽤 깊게 남아 사라지고 싶은 순간마다 나를 붙들어 주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까 조금은 과장된 게 아닐까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며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걸 보면 한없이 진실한 마음이었다. 엄마는 여전히 나에게 가장 크고 변함없는 사랑이라, 나도 사는 동안 그런 사랑을 아이에게 전해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린이날을 축하하며 즐겁고 신나고 건강하게 매일매일 보내길 바라며 어린이날 축하합니다! pje.kr
<햇빛 마중> 봄의 실종 “한때는 분명 만개했던 것이 왜 없었던 일처럼 사라지고 마는 것인지. 끝은 누가 정하는 것인지. 끝이란 게 마침표 같은 점이 아니라, 양쪽 끄트머리에 또 다른 시작과 끝이 매달려 있는 선 같은 거라면, 끝이 끝나지 않는다면 그건 끝이 맞는 건지.” 문진영
노랑과 연두가 차츰 고개를 드는 계절..
쥐방울덩굴 나무에 풍선 같은 게 주렁주렁 매달려있어서 다가가서 떼어보니 풍선 같기도 하고 낙하산 같기도 한 주머니에 씨앗이 잔뜩 들어있었다. 줄기째로 들어보니 등불 같기도 하고 아름다웠다. 자연의 신비.. 느릿느릿 산책하고 수집하고 조금씩 그리고.. 숲을 그리고 싶어서 매일 멀리서 보고 가까이에서 보고 그리고..
작은 아지트 작은 아지트 (2023, colorpencil) pje.kr
<햇빛 마중> "당신은 지금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까. 괜찮은가요. 가만히 물어보는 일. 그리고 귀를 기울이는 일. 그러는 동안 나는 마치 햇빛을 마중하러 가는 듯한 마음이 된다. 한참을 귀 기울이다 보면 비로소 누군가의 마음이 어렴풋하게 모양을 드러내니까. 밤하늘이 서서히 밝아지듯이." 문진영, 작가의 말中
<햇빛 마중> 고래 울음 "함께 있을 때면 자주 가라앉았다. 세상은 물속에서 올려다보는 것처럼 흔들렸고 반짝거렸다. 우리는 깊이, 점점 더 깊이 가라앉았고 그러면 결국에는 구름도 햇빛도 그저 빛의 입자로 흩어져 희뿌옇게 우리 위를 흘러갈 뿐이었다." 고래 울음, 문진영
<햇빛 마중> 토마토와 선인장 "귀밑머리가 희끗한 사람이 그렇게 되고 싶다, 고 말하는 게 좋아 보였다. 나를 포함해 다들 나는 이렇고 이런 사람이라고, 이렇게 살아왔고 그래서 이렇게 되었다고 했지 다른 게 되고 싶다는 꿈 같은 건 더는 꾸지 않고 있었으니까." 토마토와 선인장, 문진영
<햇빛 마중> 공터의 사랑 “지금을 회상할 만한 순간이 우리에게 몇 번이나 남아 있을까. 오래전 일들은 어제 일처럼 선명한데, 최근의 일들은 외려 안개 속처럼 흐릿하다는 것을 여자는 알고 있었다.” 공터의 사랑, 문진영
<햇빛 마중> 여긴 지금 새벽이야 “다만 이제야 알게 된 건, 너와 함께 한 시간들이 조금도 당연하지 않았다는 것. 그래, 결국 나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걸 거야. 고마워. 이렇게 충분한 기억들을 선물해 줘서.” 여긴 지금 새벽이야, 문진영
<햇빛 마중> 요가원에서 "만약 진수가 그때 연못으로 뛰어들지 않았다면, 함께 흠뻑 젖어주지 않았다면, 마주 보고 웃어주지 않았다면……나는 나를 놀리는 선배들의 농담에 매번 어쩔 줄 몰라 했을지도. 결국에 나는 그 무엇도 웃어넘길 줄 모르는 사람이 되고, 어쩌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요가원에서, 문진영
<햇빛 마중> 어떤 휴일 "여러 개의 화분에 여러 가지 식물들이, 계절을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내느라 분주했다. 마음이 착잡할 때면, 그 부지런한 화분들 곁에 나란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곧 기분이 괜찮아지곤 했다." 어떤 휴일, 문진영
<햇빛 마중> 눈썹달 “ 어둠 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궤도를 계속해서, 계속해서 돌고 있었다. 이렇게 거의 지루할 정도로, 같은 궤도를 돌고 또 도는 것은 그야말로 우주의 이치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우리의 날들이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된다고 해서 그다지 의아해하거나 불행해할 필요는 없는 거라고. 우리는 우리의 궤도를 따라 그저 이 우주을 끝없이 돌고 또 돌다가, 달 같은 위성을 만나 끝까지 함께 가면 되는 게 아닌가 하고. ” 눈썹달, 문진영
<햇빛 마중> 북극의 연인들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그녀의 양손은 어느새 솔방울로 가득했다. 또다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북극의 연인들, 문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