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수집

엄마

 

엄마 (2023, colorpencil)

그림을 그리다가 잊고 있었던 그림이 생각났다. 둘 다 엄마와 딸. 두 그림 사이에 9년이라는 세월이 있다. 그때는 내가 엄마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는 게 지금 돌아보면 신기하다. 엄마가 어린 나에게 “엄마는 너 대신 죽을 수도 있어”라고 말한 순간을 기억하는데 그 말은 내 가슴속에 꽤 깊게 남아 사라지고 싶은 순간마다 나를 붙들어 주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까 조금은 과장된 게 아닐까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며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걸 보면 한없이 진실한 마음이었다. 엄마는 여전히 나에게 가장 크고 변함없는 사랑이라, 나도 사는 동안 그런 사랑을 아이에게 전해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