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돌기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철봉 나는 운동을 참 못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체육시간은 늘 곤혹스러웠다. 100m 달리기나 공으로 하는 운동처럼 순발력을 요하는 운동은 더더욱 못했다. 그나마 내가 희망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끈기를 요하는 운동이었다. 예를 들면 ‘오래' 달리기나 ‘오래' 매달리기 같은 것. 운동 신경은 없어도 오래 버티면 해낼 수 있는 일은 해볼만했다. 등수로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오래 매달리기는 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 철봉은 그나마 만만했다. 초등학교때는 몸이 가벼웠으므로, 운동신경이 발달한 아이들은 철봉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기둥 껴안고 구경하기’ 정도였다. 친구들이 철봉 위에서 빙그르르 도는 것을 봤을 때, 부러웠다. 나도 철봉돌기 정도는 도전해보고 .. 이전 1 다음